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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 우키하시다양한 맛의 삶 2025. 11. 7. 19:14
드디어 본섬에 들어왔다. 이번 우핑은 후쿠오카현 우키하시에서의 일정이다. 구루메시에서 차타고 30분 정도 더 동쪽에 위치한 이곳은 과일이 유명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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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스트 요시오상도 마찬가지로 감과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80대의 나이에도 아직 현역으로 넓은 밭을 대부분 혼자서 관리 중이다. 젊으실 적에는 테니스 코치를 하셨고, 테니스를 꾸준히 하셨어서 그런지 아직까지 걸음걸이도 정정하시고 건강해보이신다.
호스트는 약 20년째 하고 계시는데 원래는 어머니가 계셨어서 우퍼들의 식사나 머무를 공간 등을 관리하셨다고 하지만 몇 해전 돌아가셔서 지금은 와이프인 마리코상과 둘이서 관리 중이다.
우프에 관련 된 책을 써보고 싶다고 하시니까, 어머니가 쓰신 책이라며 선물로 주셨다. 일본어를 읽지는 못하지만 번역해서 봤는데 재밌는 에피소드와 사진이 많았다.
두 분다 요리를 잘 못하고 할 줄 모르셔서 내가 요리를 할 줄 아니까 직접 요리를 해도 괜찮다고 하셨다.
그리하여 처음 만났을 때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마트에 가서 다음 날 먹을 음식재료를 장 보고 집에 돌아갔다.
반찬으로 나온 저 시금치, 냉동 시금치를 해동한 것인데 맛도 없지만 식감이 최악이다.
집은 무척 오래된 옛날 가옥이었는데, 집 안이 너무 추웠다. 일본의 집은 대부분 보일러로 난방을 하는게 아니라서 전체적으로 한국 집 보다 춥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으나, 상상이상으로 추웠다.집안에서도 입김이 날 정도이고, 특히 이런 오래된 집 같은 경우는 창문도 요즘처럼 이중샷시 같은 개념이 아니라 그냥 벽에 난 구멍에 유리조각 끼워맞춘 정도다. 게다가 그 틈새로 바람이 들어와서 보온자체가 안되는 듯 했다.
또, 따뜻한 오키나와에 있다가 와서 더 춥게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았다.
도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만난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겨울 난방을 이 등유난로를 사용한다. 따뜻한 바람이 나와 실내를 뎁혀주지만, 공기가 건조하고 등유 냄새가 나서 장시간 사용하면 목이 칼칼하고 머리가 아파지기도 한다. 
우키하시 바로 옆 오이타현 히타시에서 우프를 했을 때 요시오상에게 히타에서 우프를 한다니까 끝나고 돌아가는 날에 들리라하셨고, 나도 다시 보고 싶어 들렀는데, 이것저것 먹을 것과 컵사케를 챙겨주셨다. 아마 같이 술마셨던게 좋은 추억이셨던 모양이다. 마침 히타의 호스트 히데키상과 아는 사이기도 하고, 히데키 상도 사가현에 볼 일이 있어 가는 길에 우키하를 지나가기 때문에 감사하게도 들러주셨다. 12월에 갔던지라 마을 행사가 많았다. 한 번은 마을에 위치한 JA(일본의 농업협동조합)에서 방문해주는 고객 및 마을 사람들께 한 해 동안 감사의 의미로 돈지루를 만들어 무료로 배식해주는 행사가 있었는데, 요시오상이 나보고 관심 있으면 가서 돈지루 만드는거 구경도하고 배워보라고 하셔서 재밌겠다고 해보겠다고 했다.
바로 며칠 뒤 요시오상은 돈지루를 만드는 지역주민센터 같은 건물의 공용주방에 나를 데려다 주고 짧은 소개만 해주시고는 돌아가셨다.

100인분은 족히 넘었던 것 같다. 
왼쪽이 쇼타상.
아직 부족한 일본어지만 문제없다. 주방에서는 눈치빠른 자가 살아남는법. 대량으로 만들다보니 재료가 많이 필요했고, 알고는 있었지만 조리법이 간단했다.
같이 돈지루를 만들던 마을 사람들 중에는 나와 또래가 비슷해보이는 남자 한 명이 있었는데, 먼저 말을 걸어왔다.나보다 2살 많은 쇼타상. 와이프와 최근 한국여행을 다녀왔는데, 재밌었다며 내가 한국인인걸 알고 관심을 보였다.
지금 만드는 돈지루에 들어가는 토란이 자기가 재배한 토란이라고 했고 쇼타상은 2년간 미국에서 농업을 배우고 돌아와 농업을 하게 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음 날. 돈지루 배식도 도와드렸다. 
점심으로 나도 한 그릇 먹었는데, 날도 추웠고 밖에서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었다.
-다른 행사는 '가도마츠'라고 하는 일본의 새해전통 대나무 장식을 만드는 일인데, JA입구에 설치할 예정이라 꽤 큰 사이즈로 만들었다.

근처 산에서 직접 베어온 대나무. 
가도마츠는 신년을 축하하는 장식이다. 후에 알게된 사실인데, 알고보니 요시오상은 이지역 JA의 회장님이라는 듯 했다. 그래서 인지 모두 깎듯이 대한다. 어르신인 이유도 있겠지만.
행사를 돕는 업무 말고는 대부분 항상 밭에서 블루베리 나무 위에 덮인 덩굴을 제거하는 일이나, 감나무 가지치기를 하는 일이었다.
본격적인 밭에서의 일을 하니까 왠지 설레였고, 단순한 작업이었지만 자연속에서 하는 것이라 좋았다.
블루베리 밭은 꽤 넓어서 해도해도 끝이 안보일 정도였다. 이 넓은 밭을 우퍼가 없을 때는 혼자한다니 요시오상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매년 이렇게 감이 많이 남는다.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들은 따로 골라 식초를 담군다. 
그래도 남아서 무르는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버린다. 아깝다. 
요시오 상이 항상 간식으로 편의점에서 빵이나 음료수를 사다주셨다. 날이 추워지면 호빵이 땡기는건 일본도 마찬가진가보다. 한국에서 호빵의 이미지는 단연 팥소가 들어간 호빵인데, 일본은 이런 고기소가 들어간 호빵이 인기인 듯. 일본에서는 中華まん (츄카망) 이라고 한다. 
블루베리 잎파리에 이게 가끔 달려있었는데, 잎을 갉아먹는 차주머니나방 애벌레가 월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요시오상도 中華まん 먹는 중.
항상 밭에서 작업 할 때면 간식거리를 챙겨주셨는데, 생각해보니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없는 나로써는 왠지 낯선 경험이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경험이었다.
요시오상은 술을 엄청 좋아하는데, 매일 저녁식사를 하면서 술을 마시고 10시 11시까지 함께 마시곤 했다. 마리코상도 술을 좋아해서 같이 마셨지만 잘 마시지는 못해 중간에 먼저 방에 들어갔다.
술은 주종에 관계없이 맥주,와인,위스키 거의 모든 종류의 술을 마셨다. 나도 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혼자서는 잘 안마시는 편이라 함께 마실 사람이 있고, 공짜로 받아 먹는 술이라 매일 즐겁고 감사하게 마셨다.그에 보답으로 나는 매일 술과 함께 먹으면 좋을만한 음식을 생각해 장을 보고 요리해서 대접했다.

마리코상이 볶음밥을 좋아해서 새우볶음밥을 만들었다. 
일본의 니쿠자가 라고 하는 요리와 비슷한 우리나라의 찜닭. 일본 간장은 오래 끓이면 산미가 오른다. 그래서 한국 찜닭이랑은 조금 맛이 다른데, 그런대로 맛있다. 
닭고기카레. 일본 닭은 대부분 특유의 냄새가 있다. 닭 냄새 라기보단 뭔가, 약? 항생제? 같은 냄새.. 느껴본 사람은 무슨 냄새인지 알거다. 
날이 추워서 다시를 뽑아 샤브샤브를 해드렸다. 역시 추울땐 전골이다. 
첫 잔은 식사 시작에 앞서 맥주, 두번째 잔은 식사 중 하이볼, 세번째 잔은 식사 마치고 간단한 안주와 마시는 이모쇼츄가 최고다. 
고소짭짤하게 맛있다. 이모쇼츄 안주에 딱이다. 
이시가키에서 쿄코상이 해준 테비치오뎅이 생각나서 만들어 본 오뎅. 겨울엔 전골과 같이 먹고 싶은 음식이다. 이모쇼츄 오유와리로 마시면 더할 나위없다.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다시 볶음밥. 재료처리 하는데에는 볶음밥이 제격이다. 
요시오상이 직접 만든 감말랭이. 곶감도 좋아하는데 저런 식으로 만든 것도 맛있다. 
블루베리와 감 외에도 감귤류를 몇 종류 더 재배 중인 요시오상이 후식으로 먹으려고 따온 자몽과 맛이 비슷한 과일. 가성비가 좋지 않다. 
JA에서 본 감귤류의 과일들. 



일본 마트는 과일이나 채소의 품종이 다양하게 나눠져 있어서, 그냥 마트가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원래는 일주일 이상 우프를 하면 일주일 중 하루는 휴무를 갖게되는게 우프의 룰인데, 여기는 휴무가 없다고 하였다.
뭐 딱히 안쉬어도 불만은 없었는데, 요시오상과 마리코상이 볼일이 있어서 나한테도 하루 휴무를 주셨다.
후쿠오카 시내를 아직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쉬는 날에 후쿠오카 시내에가서 구경하고 밤 늦게 우키하로 돌아왔다.
흡사 서울에서 놀다가 막차타고 경기도의 집으로 돌아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오후 업무 대신 요시오상이 절에 데려가 함께 절밥을 먹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스님의 말씀을 들었다. 일본 불교는 종류에 따라서 육식, 음주가 허용된다. 
구루메라멘. 일본 고토치라멘 중 한 종류. 돈코츠라멘의 뿌리이며, 하카타라멘과는 다르게 '요비모도시'라는 방식으로 육수를 뽑는다.(씨육수가 같은 개념) 조금 더 진하고 농후하며 쿰쿰하다. 면도 하카타라멘에 비해 더 굵다. 목이버섯이 올라가는 것은 하카타식이라고 하는데, 여기는 목이버섯도 올라간다. 
구루메라멘집은 볶음밥을 같이 내주는 곳이 많다. 
후쿠오카시의 한 교자집. 후쿠오카는 히토구치교자가 유명하다. 히토구치교자가 유명한 다른 지역은 오사카가 있다. 난 이런 한 입 사이즈 교자가 좋다. 그래서 난 비비고 보다 고향만두가 더 좋다. 
후쿠오카의 또 다른 명물. 시오야끼톤소쿠(소금구이족발). 확실히 규슈. 특히 후쿠오카 쪽이 한국과 일본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다 보니, 육식을 더 즐기는 분위기다. 규슈내에 톤소쿠를 파는 가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 집은 특이하게 한 입 크기 정도로 썰어서 지지미 처럼 부쳐낸다. 쫀득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우키하시 메인도로에 있는 유명 마파두부집. 시루나시탄탄멘도 같이 주문했는데, 탄탄멘은 좀 달다. 마파두부는 생각했던 것 보다 순두부에 가까운 맛이 났다. 
우키하시 동네 풍경 




고즈넉한 분위기가 산책하기 좋다.
매일 술을 마시며 지내다 보니 왠지 시간이 금방 간 듯 했다. 다음 목적지는 사가현 산 속 깊이 위치한 후루유온센 근처의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였다.
요시오상이 겸사겸사 온천에 갈 겸 나를 다음 호스트가 있는 곳 까지 태워다 준다고 했다.
1시간 30분 정도 거리라 엄청 멀지도 않고 12월 중순 창 밖 일본의 시골겨울 풍경을 보다보니 도착했다. 요시오상은 내가 잘먹던, 요시오상이 직접 키우고 말려서 만든 감말랭이를 선물로 주시고 떠나셨다.'다양한 맛의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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